무엇을 그려야 할까? 고민이 많은 연필씨 이야기

고민이 많은 어른을 위한 낙서 그림책

연필씨가 하나뿐인 자신의 종이를 잃어버렸다.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몰라 빈 종이만 보며 시간만 죽인 탓에 연필씨는 더 애가 탄다. 어쩐지 주변에선 금방 멋진 그림을 그려내는 것 같아 우울하다. 결국 연필씨는 자신의 종이를 찾기 위해 밖을 나선다.
바깥엔 다양한 모습의 연필들이 있다. 뾰족하고 반듯한 연필, 연필심이 부러진 연필, 작고 뭉툭한 연필….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림을 그린다. 그 모습을 본 연필씨는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 한다.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멋지게 그릴 자신도 없는데 종이까지 엉망이에요. 이제 저는 어떡하죠?"

그러자 몽땅 연필이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무언가 대답한다. 연필씨는 생각에 잠긴다.

낙서하는 사람. 글을 쓰고 그림도 그립니다. '낙서하듯 살고 싶지만 대충 살겠단 뜻은 아닙니다'라는 메시지로 다양한 일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조용히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지만 가끔은 시덥지 않은 웃긴 얘길하고 싶을 때도 많습니다.

"사실은..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몰라 고민 중이었어. 종이는 한 장밖에 없으니 잘못 그리면 큰일이잖아."

"지금 내키지 않으면 잠깐 쉬었다 해도 되고,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해봐도 되는 거니까."

"누군가는 이런 내 모습을 보고 몽땅 연필이라고 놀리더군. 하지만 상관 없어. 나는 그만큼 내 모든 걸 몽땅 쏟아 부었으니."

"종이는 한 장만 주어지지 않아. 뒤 돌아서 자네가 왔던 길을 되돌아보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