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 드로잉』은 호주 멜버른 워킹홀리데이의 순간을 담은 여행 드로잉 에세이입니다.
만 30세라는 나이 제한이 있어 청춘의 특권처럼 느껴지는 워킹홀리데이. 코로나 19가 터지기 직전에 떠난 워홀러의 일과 여행은 어땠을까요?
잔디밭에서의 요가, 청정 자연 속에서의 힐링을 꿈꾸며 떠난 호주 워킹홀리데이.
실상은 브라이튼 비치에서 아무노래 챌린지를 추고, 채식 레스토랑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바리스타를 꿈꿨지만, 스시 가게의 일꾼이 되었습니다.
커피와 예술의 도시, 멜버른에서 보낸 60일의 워킹 홀리데이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이지은
단순한 삶과 여행의 가치를 믿는다. 25개국 57개 도시를 여행하고, 미니멀리즘을 지향한다.
2019년 <가방 하나, 유럽>을 시작으로
2020년 <겨울 까미노 그림일기>, <멜버른 드로잉>의 여행 독립출판물을 제작했다.
꾸미 출판사를 운영하며 출판 강연, 멘토링 등을 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마음속에 자리한 꿈 '워킹 홀리데이'. 만 30세라는 나이 제한이 있어 20대의 특권처럼 느껴진다. 돈도 벌고 여행도 하고. 굳이 워홀을 하고 싶은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그 마음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 [떠나는 마음] 中
고층빌딩이 뒤로 보이는 야시장의 모습은 오묘하고 아름다웠다.
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와서 라클렛 요리를 먹으며 흥겨운 레게를 연주하는 환상적인 밴드의 공연을 보니 피로가 녹았다.
- [퀸 빅토리아 야시장] 中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떠 있었고, 그 별들은 몇 억 년 전 빛난 과거의 흔적이고, 나는 또 다른 별자리를 찾아 헤맸다.
“저게 혹시 황소자리 아닐까? 저건 작은개자리 아니야?”
한참을 별을 보다가, 구름이 흘러가 초승달을 가리는 것을 구경했다. 멍 때리며 하늘을 보고 있다 갑자기 곁눈질로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별이 보였다. 찰나의 순간, 별똥별이었다. 별똥별이 제일 많이 듣는 말이 “와, 별똥…(별이다)”라는 유머도 있던데, 나 역시 별똥별이 떨어지고 나서야 알아차렸다. 그런데도 우리는 눈 꼭 감고 두 손 모아 소원을 빌었다. 워킹 홀리데이를 무사히 마치고 한국에 돌아가기를, 가족들이 건강하기를!
-[도클랜드] 中
자연 친화적으로 조성되어, 동물이 편히 쉬느라 오히려 동물을 못 볼 수도 있다는 멜버른 주... (중략)
그나저나 옆 우리에 코알라 한 마리가 버젓이 나무 위에 앉아 있는 게 아닌가!
마치 본인이 이 동물원의 마스코트라는 것을 인식한 듯 이쪽저쪽 사람들도 친히 쳐다봐 주고, 천천히 나무 위를 가로지른다.
- [멜버른 동물원] 中
한국에서는 종종 서로에 대한 질문이 관심에서 간섭이 되는 상황을 겪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곳에서는 사람에게 필요 이상의 질문을 하지 않고, 사람 그대로 대한다는 것이다. 사람을 나이와 직업, 출신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존재와 대화하는 것. 여기서 나도 왠지 ‘이 나이 즈음엔 이래야 하지’라는 생각에서 벗어난 기분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나]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