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 정보
책 제목: 여자들의 도시 아카이브북: 서울의 기억
저자: 위명, 허나윤, 구은경, 임순영, 박효정, 반미옥
출판사: 페이퍼백 컴퍼니
출간일: 2019-12-23
분야: 사회과학 일반, 페미니즘
제본: 무선제본
쪽수: 193p
크기: 117*175 (mm)
ISBN: 9791196891114
정가: 12,000원
책 소개
여자를 위한 여행커뮤니티 ‘여행여락’은 2018년부터 여행과 아카이빙을 결합한 “기록하는 여행자,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여자들의 도시 아카이브북: 서울의 기억』은 2019년 프로젝트의 결과물이자 여행여락의 새로운 도시아카이브 시리즈의 첫 번째 책입니다. 이 책은 이상적이고 보편적인 도시를 보여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모든 이들을 위한 도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자들이 기억하는 미세한 삶의 시간과 작은 장소들 사이에 존재하는 도시의 과거와 현재, 다가올 미래를 기록하고자 합니다.
아카이브북의 첫 번째 도시인 서울은 오래된 기억을 허용하지 않는 곳입니다. 이 책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서울에서 이제는 사라져버린 혹은 곧 사라질, 그리고 새롭게 재구성되는 장소들과 그 곳을 기억하고자 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서울은 내가 어릴 적 살았던 집과 좁은 골목, 자주 가는 카페, 낯설거나 혹은 익숙한 사람들과의 만남입니다.
저자 소개
저자들은 모두 여행여락 커뮤니티 회원입니다. 다양한 직업과 배경을 가진 여성들은 2019년 3월부터 11월까지 여행여락의 아카이브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자신의 기억이 담긴 서울의 장소를 찾아내고 기록해나갔습니다.
목차
아카이브 프로젝트 소개
여자들이 기억하는 도시를 기록하다
프롤로그
서울, 도시 공간의 파장에 동조하며 부유하기 / 박효정
다섯 명의 기억, 다섯 개의 서울
엄마의 집과 강남의 ‘빨간 바지’ : 군자동, 목동, 화곡동 / 위명
페미니스트를 길러낸 가난한 여자들의 골목 : 무악동 / 허나윤
마을카페 ‘작은나무’의 고군분투기 : 성미산마을 / 구은경
7년 동안의 외출, 그 여자들의 모임기록들 : 합정동 / 임순영
서울 여행자의 작고 칙눈한 서울지도 : 은평마을 / 박효정
에필로그
여자들의 소소한 기록과정에 대한 기록들 / 반미옥
책 속으로
내 유년의 기억 속 장소들이 다시 소환된 것은 2016년 ‘옥바라지 골목’의 철거문제가 불거지면서부터였다. ‘옥바라지 골목’은 무악동 46번지 일대로 일제 강점기부터 형성된 여인숙, 여관이 모여있는 골목을 지칭한다..1993년부터 시작된 무악동 재개발사업으로 무악동은 달동네에서 아파트단지로 변해왔고 ‘옥바라지 골목’은 그 때까지 그나마 남아있는 무악동의 마지막 옛모습이었다. 무악동이든 옥바라지 골목이든 내 기억 속 외갓집 동네가 사라지고 있었다. 다시 가보지 않으면 서울이 늘 그러하듯 새롭게 말끔한 얼굴로 내 기억마저 지워버릴 것 같았다…그 골목에 살고 있었고 할머니의 친구였고 지금은 우리 할머니처럼 사라진 얼굴들, 누구를 뒷바라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살고 서로를 지탱해주며 함께 살아간 여자들, 나는 그들 덕분에 살아남아 단단하게 성장했고, 할머니가 그 여자들이 귀히 여긴 여자아이는 타고난 본성인듯 자연스럽게 페미니스트가 되었다. 나는 그들을 기억해야 했다.
페미니스트를 길러낸 가난한 여자들의 동네: 무악동 / 허나윤
‘성미산마을’은 마을공동체의 모범사례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외부 사람들이 방문이 잦은 곳이다. 2012년 무렵부터 ‘마을 만들기’ 사업이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도시재생사업’ 선진지 견학이라는 이름으로 탐방 겸 방문이 끊 이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작은나무’는 투어를 신청한 사람들이 잠시 쉬기도 하고 길눈이(투어 안내자)를 만나고 헤어지는 만남의 장소 역할을 했다.......‘작은나무’가 생기고 운영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카페의 재정적 위기가 생길 때면 늘 새로운 주체가 나타난다. 그 주체는 모두 여성이었다. ‘성미산마을’에서 ‘작은나무’는 마을의 상징적인 공간이었지만, 임대료와 인건비 등 기본적인 운영에 필요한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을 때는 결국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하게 된다. 나는 공간을 지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빚)에 대한 부담을 공간 운영자가 감당한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이미 경험했다.
마을카페 ‘작은나무’의 고군분투기 : 성미산마을 / 구은경
서울이라는 도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건, 그 어느 때보다 서울에 자주 가지만 현실적으로 주소지를 두고 거주할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알면서부터이다. 꼭 주민으로 살지 않아도 거의 그런 느낌이 들만큼 친근한 동네에서 한 달에 며칠만이라도 살 수 있는 곳을 찾으면 좋겠다. 넓고 넓은 서울에서 매번 새로운 숙박지를 체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이 도시는 내게 잠시 볼일만 보고 내려오는 곳이 아니다.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이곳에서 거주와 여행의 중간쯤 되는 감각으로 머물며, 시간, 기억이 쌓일 장소를 찾고 싶다
서울 여행자의 작고 친근한 서울지도: 은평마을 / 박효정
저자의 한마디
위명
나중에 보니 엄마를 기억할만한 기록이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쉬워서 내 아이에게는 내 글이 남아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읽는 사람들이 엄마에 대해 궁금해하고, 늦기 전에 엄마의 삶에 대해 물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구은경
우리의 기록을 사이다같이 느꼈으면 좋겠다. 쓰기 힘든 걸 기록하는 부담은 내가 지었으니 읽는 사람들은 후련하게 느껴야 하지 않을까
허나윤
우리들의 소소한 기록들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여자 개인의 기록이 사회적 기록이 되는 것은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