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바다로 산으로 다니면서 찍은 사진과, 그 날의 에피소드를 글로 남긴 사진 에세이집입니다.
첫 장을 펼치면서 사진에 감탄하고, 글을 읽으며 부모 입장에 공감되어 미소짓다가, 마지막 장에서 엄마아빠 생각에 눈물나는 책입니다.
아빠는 넉넉치 않은 형편에 낡은 카메라를 들고, 아이들은 학원이란 단어 조차 존재 하지 않을 곳에서 투닥이며 보내는 일상이,
이 책을 보는 누군가에게 행복에 대한 작은 통찰을 건내 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작가 한승무
한승무는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호주 바닷가 시골마을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 그림책, 사진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집 <숲과 바다. 형제. 사진>을 펴냈다. 그림책으로 <학교 가기 싫은 선생님>, <엄마 아빠의 작은 비밀>, <그렇게 치킨이 된다> 등이 있으며 2021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다. 모바일 게임 ‘쿠키런’을 디자인했고, 춤과 공연, 비디오아트 등이 결합된 <몽키몽키쉑쉑> 활동을 했다.
Mullumbimby, ‘The Biggest Little Town in Australia’
호주에 있는 작은 마을들 중에 가장 큰 마을, ‘멀럼빔비’에 사는 Sem Han Boys를 소개합니다.
한승무 Sem Han 작가는 호주에서 아내와 함께 연년생 형제를 키우며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그중 2018년 8월부터 2020년 8월까지의 자연과 아이들 사진을 모았습니다.
1km² 당 평균 인구수 3명인 호주에서 매일같이 대자연 속으로 산책을 나가는 모습은 한국에서 거주 중인 부모라면 (특히 코로나 시대에 더욱) 한 번쯤 꿈꾸어 볼 만한 일입니다. (참고로 한국은 1km² 당 512명)
사진 아니면 구경하기 힘든 아름다운 자연 풍경에 준지와 준야가 등장합니다. 흔한 장난감 대신 모래와 조개, 크리스털, 튜브, 나뭇가지, 돌멩이, 낚싯대가 함께 합니다.
아빠는 아이 둘을 데리고 인기척 하나 없는 바다와 산을 내 집 앞마당처럼 다닙니다. 하지만 연년생 두 아들을 키우는 일은 여전히 끊임없는 번뇌의 연속입니다.
누군가는 간절히 꿈꾸고 있을만한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음에도 현실 속 육아 아빠는 투덜투덜 말이 많습니다. 그 속에서 위트와 애정이 듬뿍 묻어납니다.
'왜 외나무 다리를 못타게 하느냐.'
'다칠까봐 그런다.'
'다치고 실패해야 잘하게 된다고 하지 않았냐.'
'저건 떨어지면 너무 크게 다칠것 같다.'
'안다치고 할 수 있고 떨어지면 아빠가 구해 달라.'
'봐라 안다쳤지. 우리말이 맞았고 아빠가 틀렸다.'
'그래 알겠다. 그만해라.'
'돌아오는 길엔 배낭을 앞으로 메고 지친 준야를 등에 업고 걸었다. 준야가 너무 무겁길래 힘은 들었지만 많이 컸구나 생각했다.
집에 돌아와서 아무래도 너무 무거워 배낭을 열어보니 아이들이 엄마 갖다준다고 챙긴 커다란 돌덩이 두개가 들어있었다. '
어떤 삶을 살고 있더라도 마냥 행복하기만 한 현실은 존재하지 않을 거라 믿는 어른이 되었지만,
이런 환경을 누리며 자란 아이는 어떤 어른이 될까? 대자연은 아이들 마음에 무엇을 남길까?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