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정체성이 불확실한 결혼을 한 여성작가의 내적 갈등을 서술하며 시작됩니다.
혼인신고는 했지만, 친척들에게는 혼인사실을 알리지 않고 연인으로 살아가는 부부는
각자의 미래를 향해 살아갔죠.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면 될까요? 저는 문득 제가 여성이란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제 삶에 출산이 들어오는 순간, 커리어는 한방에 날아갈 수 있다는 걸 망각한 거죠.
이때부터 혼란이 찾아왔어요. 술에 의존하고, 배우자가 출근하면 그림 그린다는 핑계로,
감정 속으로 들어간다며 술을 마셨습니다.
배우자의 퇴근시간 1시간 전부터 녹차와 허브티를 2~3L 씩 마시고 취기를 뺐죠.
망가질대로 망가진 저는 사랑하는 그에게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당신이 사랑한 내가 얼마나 나약한지. 얼마나 겁을 먹었는지"
그리고 그는 제게 이 상황이 나아지려면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었고, 저는 25살 30만 원 들고
한국으로부터, 엄마로부터 도망쳤던 그 나라를 떠올리게 됩니다.
스페인.
한없이 걸으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그 길이 떠올랐죠.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저는 신을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이 계시다면,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살려달라고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떠났고, 갑작스레 결정된 여행은 하필 11월 우기였습니다.
저는 순례길에서 답을 얻었을까요?
독자님들도 저와 우기의 순례길을 [까미노 여행 스케치]를 통해 경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레이다_ Leida Lee
건국대학교 회화학과 졸업.
[개인전 및 공모전]
2018. Unlimited You: 꿈, 한계는 없다 (미홀갤러리, 인천)
2018. Why not?; 안되는 이유 (대안공간 눈, 수원)
2017. 잠시, 가만히_이지혜, 김나정 2인전 (경기도청 굿모닝하우스 누구나 갤러리, 수원)
2017. 시작의 느낌 (연정갤러리, 인천)
삶이란 숲과 같아서 가까이 들어서야지만 길을 내어준다. 여행이란 이러한 삶의 여정들을 축소 압축해놓은 것과 같아서 본 삶이 망가지는 것을 막아주는 보약과 같다.
청년작가 이레이다는 순례길이라는 고된 여정을 통해 내면이 한층 성숙해지고 단단해짐을 이책을 통해 증명해내고 있다. (광수네 트리하우스 주인장 개똥철학)